2010년 3월 1일 월요일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

문화체육관광부 공식 블로그 도란도란 문화놀이터공부하려고 한 두권 복사하는 것도 죄가 되나요?라는 재미있는 글이 개학 시기에 맞추어 올라왔습니다. 흥미로운 주제여서 관심 있게 읽어보았는데요 의문이 들어서 저작권법을 찾아보았습니다.

 

국회법률지식정보시스템 저작권법에 의하면

제30조(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이용자는 이를 복제할 수 있다. 다만, 공중의 사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설치된 복사기기에 의한 복제그러하지 아니하다.

 

(아래 저작권법 7조 1항에 의해 법률은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이므로 인용합니다. 진한 글자는 강조를 위해 제가 표시했습니다.)

제7조(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은 이 법에 의한 보호를 받지 못한다.

1. 헌법·법률·조약·명령·조례 및 규칙

2.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고시·공고·훈령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

3. 법원의 판결·결정·명령 및 심판이나 행정심판절차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절차에 의한 의결·결정 등

4.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작성한 것으로서 제1호 내지 제3호에 규정된 것의 편집물 또는 번역물

5.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

 


라는 법률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공표된 저작물인 (여기서는 강의 교재를 예로 들면) 강의 교재를, 사적인 이득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이용자에게 복제권을 주는 것으로 해석이 되는데요. 따라서 공중의 사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설치된 복사기기를 제외한 복사기기에 의해 복제를 하면 법률 위반 요건의 성립 없이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가 가능한 것이 아닌가 궁금하게 되네요. (이에 관해 알고 계신다면 알려주시길 부탁드릴게요.)

“교재를 복사해서 팔겠다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학습을 위해서, 여러 권도 아니고 한두 권 복사해 쓰는 것마저 죄가 된다면 너무한 것 아닌가요?”

- 공부하려고 한 두권 복사하는 것도 죄가 되나요? 에서 인용

제가 묻고 싶은 부분도 위 인용구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는데 그 이후에 뜬금없이 불법복제물 특별단속을 이야기하셔서, 예상치 못한 글의 전개에 당황했어요.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가 여기에서도 성립한다면, 저렇게 교재를 이용해 온 학생들은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비영리 목적으로 교제를 복제하여 사용했던 것이니까요.

 

그리고 이왕 알려 주실 거면 이런 유형의 저작물이 근거 조문을 들어서 어디에 위반 되는지 설명을 해 주시면 이해하기에 더 좋았을 텐데, 마냥 첫 문단에서

하지만 이 저작물의 복제도 엄연한 '저작권 법' 위반입니다.

- 공부하려고 한 두권 복사하는 것도 죄가 되나요? 에서 인용

라고만 밝히셨네요. 그 이후에는 음성적으로 복제물을 배포하는 복사실의 현황과 단속의 어려움, 그리고 자정의 움직임 등을 소개하고 넘어가셔서 아쉽네요.

 

갈수록 치솟는 등록금 부담에, 외국 원서의 값비싼 강의 교재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확실히 저작권법 25조 4항의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을 권리 규정 항목에, 이런 논쟁의 여지가 없도록 대학교도 포함시켜서 하나의 부담이라도 더 줄여 주시면 좋겠어요.

 

2009년 4월 22일 일부개정된 저작권법 25조 2항에는 고등교육법(여기에는 대학교도 포함됩니다)에 따른 학교를 인정하면서 4항에는 고등학교 및 이에 준하는 학교와 이하의 학교로 한정되어있죠.

 

댓글 5개:

  1. '등', '이에 준하는', '유사한' 이 문제입니다. 이어령 비어령이 한 둘이 아니에요. 상황에 따라 달리 적용될 가능성이 많은 조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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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ahabanya - 2010/03/04 20:30
    적용 범위가 모호해서 이해하기에 헷갈리는 것 같아요.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의미 차이도 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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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손담비 UCC 네티즌 승소 뒤에 남은 것
    작년에, 다섯살난 여자아이가 손담비의 미쳤어-춤을 따라추는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렸다가, 저작권 침해라고 삭제당한 사건, 기억나시죠? 그 사건에 대한 판결이 어제(18일) 나왔습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2부는 해당 동영상을 삭제하도록 포털업체에 요구한 한국음악저작권협회-등을 대상으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해당 UCC를 복원하고 2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 했습니다. 사실 어이없는 사건이긴 했지만, 소송에서 승리할 수 있을 지는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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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요즘같은 인터넷사회에서

    저작권법은 애매한 기준이 많은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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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김효준 - 2010/03/12 17:11
    애매한 기준때문에 이런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도, 어떤 상황에서 적용해야 문제가 없을지를 생각하면 골치가 아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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